[시사인경제]미래창조과학부와 포항공대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시운전 및 사전실험을 종료하고 8일부터 본격적인 일반 이용자 연구 지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근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의 약 20%가 가속기 활용 연구를 통해 배출되는 등 가속기가 기초과학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4년 3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이후 매년 5천여명이 활용 중으로, 국내 과학기술(SCI) 논문 중 약 1%(’15년 451편)가 방사광가속기 연구를 통해 배출되고 있으며, 논문의 질적 수준도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구축에 성공(‘16.9, 준공식)한 것으로, 3세대 방사광가속기 대비 1억 배의 밝기, 1천 배의 시간분해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속기에서 발생되는 X-선 레이저(지터값 : 25펨토초)는 미국(177펨토초), 일본(250펨토초)보다도 뛰어난 세계 최고의 시간 정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에너지(2.1∼3KeV) 대역의 X-선 레이저를 제공한다.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지난 2월 수요조사 결과 접수된 25개 과제 중 최종 8개를 상반기에 지원할 계획으로, 첫 번째 실험은 한국-스웨덴 공동의 ‘물(water) 분자구조 변화 연구과제’가 선정됐다.
물은 지구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지만 분자변화 시간이 펨토초 시간에 이루어져,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어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개발된 이후에야 연구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에 참여하는 스웨덴의 앤더스 교수 연구팀은 미국, 일본의 4세대 가속기를 활용해 물이 냉각되면서 물의 사면체(tetrahedral) 구조가 증가함을 증명(Nature 2014)한 바 있어, 이번에 우리나라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이론적 가설로 그치고 있는 초냉각된(super-cooled) 물의 결정 구조를 실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전 세계 3기에 불과한 최첨단 장치로, 다수실험을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고, 실험난이도가 높아 전략적 활용이 중요하다.
따라서, 운영 초기에는 학문적·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유망분야 중 우리가 선점할 수 있는 펨토초 시분해 등 4세대 가속기로만 가능한 7대 중점 연구분야를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가속기 활용 저변 확대를 위해 이용자 육성 프로그램 운영, 실험기법 개발 및 부품 국산화, 가속기 실험 경험 공유·전파 등도 병행한다.
한편, 3세대 방사광가속기도 기존에 운영하던 32기의 빔라인에 2개의 빔라인을 추가함으로써, 그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없었던 적외선 분광학, 마이크로 거대분자 결정학을 위한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
미래부 배태민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 연구뿐 아니라, 신약개발, 나노,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제 세계적인 수준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갖추게 된 만큼, 보다 선도적이고 우수한 연구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