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경제]지난 30일 호평동 복지넷은 희망케어센터와 함께 지적장애가 있는 장애인 가정에 전자렌지와 밥, 반찬을 들고 방문했다고 밝혔다.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어려운 이웃을 찾아주세요’라는 홍보물을 돌리면서 알게 된 장애인 K씨의 식사지원을 위해서다.
노모와 함께 살던 지적장애인이 지난해 6월 교통사고로 어머님을 잃고 혼자서 식사준비를 하지 못해 하루 세 끼의 식사를 빵과 우유로 해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복지넷과 희망케어센터가 힘을 모았다.
K씨는 오른손 사용이 부자연스러워 직접 밥을 해 먹을 수는 없고 전자렌지가 있으면 해놓은 밥을 따뜻하게 데워 먹고 싶다고 말해 호평동 복지넷에서 발 빠르게 전자렌지를 준비하고 희망케어센터에서는 일주일 2회 반찬서비스를 해 줄 자원봉사자를 찾아 줬다.
전자렌지를 들고 방문한 복지넷 위원들은 반찬봉사가 들어가기 전까지 며칠 동안 먹을 수 있는 밥과 찌개, 반찬을 만들어 냉장고에 가득 들어 있던 빵을 대신하여 밥과 반찬으로 채워놓았다.
K씨는 냉장고 가득 채워진 밥과 반찬을 보며 “빵을 먹으면서 맛도 없고 소화도 잘 안 돼 불편했는데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다”며 몇 번이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사실 인사를 해야 할 사람은 K씨가 아니었다.
K씨는 9년 전 호평동으로 이사 온 후부터 현재까지 매일 주변 골목을 청소하고 있다. 이웃주민들은 K씨를 가로청소원이나 공공근로를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어 사정이 생겨 청소를 못하는 날은 동사무소에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골목청소를 안한다고.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아침 9시면 골목으로 나와 오후 5시까지 매일 청소를 하고 있다.
원용식 복지넷 위원장은 “비록 장애는 있지만 지역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9년 동안이나 묵묵히 청소를 하고 있다니 건강한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이런 사정을 이제야 알게 돼 미안함이 앞선다. K씨의 건강을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며 K씨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