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성남사랑상품권, 상인들 반응 엇갈려..."매출증대 도움" or "애로사항 많아" - 2006년 발행 이후 이용객 다수, 등록 간소화됐지만 현금화 불편 및 악용 사례 나타나 '개선 필요'
  • 기사등록 2019-05-27 13:47:14
기사수정


지난 4월부터 경기도 전역에 발행된 지역화폐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매출증대를 통해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KT는 지역화폐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경기도외 지자체 중 다수가 지역화폐를 발행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높은 유지비용과 사재기 등의 부작용, 실효성에 대한 의문 등 지역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성남시는 2006년부터 지역화폐를 발행해 경기지역화폐의 시초라 부를 수 있는 곳이다. 성남시에서는 지역화폐 발행을 통해 어떤 효과를 얻었을까? 성남 모란시장에서 상인들은 지역화폐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 지 살펴봤다.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은 앱실행 후 QR코드를 인식시켜 간단하게 결제할 수 있다. 사진=장윤희 기자

-성남사랑상품권, 지류사용은 많지만 모바일 사용은 아직 드물어


모란역 근방에 위치한 성남 모란시장에서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사용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 모란시장의 상인들에게 무작위로 물어본 결과 10명 중 2, 3명 정도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이용해 결제를 한다는 답이 제일 많았다. 아직까지 지역화폐를 시행하고 있어도 결제가 어려운 지자체가 많은 것에 비해, 모란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처럼 흔하게 쓰이고 있다. 모란시장 내 과일가게 상인은 성남사랑상품권에 대해 “예전에는 가맹점 가입 절차가 까다로웠는데, 최근 구청에서 담당 직원들이 시장을 직접 방문해 가맹점 등록을 해주는 등 많이 간소화됐다”고 말했다.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은 앱을 설치한 후 계좌를 연결하고 가게의 QR코드를 찍으면 결제가 가능하다. 지난 4월 19일부터 실시된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은 아직까지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만, 지류 상품권의 이용객은 많다고 답했다. 모바일로 결제된 금액은 어떤 식으로 받느냐 물어보니 “상인용 성남사랑상품권 앱을 통해 확인을 할 수 있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모바일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게는 앱을 이용하는 것이 다소 어려워 보였으며, 궁금한 것은 구청의 지역화폐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로 물어본단다. 


모란시장 내 성남사랑상품권 가맹점. 사진=장윤희 기자


-"매출증대에 도움됐다"는 반응 많아, 산후조리비 영향으로 유아용품점 사용 두드러져


시장 내 반찬가게 상인은 “때때로 성남사랑상품권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는데, 받은 상품권은 개인 용도로 마트에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남사랑상품권이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됐냐는 물음에는 “1년 전부터 받기 시작했는데, 어느정도는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성남시는 청년배당과 산후조리비를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며, 유아용품점에서는 성남사랑상품권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성남시 내 한 유아용품점은 “아이의 출생이 많은 봄 시즌에 상품권을 이용하시는 고객님이 가장 많다”며, “근방의 지역 상인들은 상품권이 매출 증대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금화 어렵고 악용사례 많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하지만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인해 가게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호소하는 상인도 있었다. 한 상인은 “상품권은 금액의 최소 80%를 사용해야 잔돈을 줄 수 있는데, 일부 고객들은 억지를 부려 80%가 안되는 금액을 결제하고는 잔돈을 달라고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상품권의 현금화도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내에 비닐봉투를 파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을 통하지 않으면 상품권을 현금화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상품권은 개인 용도로 쓰게 된다”며, “이렇게 불편하니 일부 노점은 아예 안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품권은 사업주가 농협에서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아직 시장 상인들이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아 생긴 결과로 보인다. 또한 그는 “타인을 통해 상품권을 사재기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상품권을 받고 싶지 않지만 이용하는 고객이 많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전역에 지역화폐가 발행된 지 1개월이 겨우 지난 시점에서, 성남은 지역화폐에 대한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지역화폐 보급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부흥이라는 본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실제로 받고 있는 상인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지역화폐의 6% 할인이 골목가게와 살림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자신하는 만큼, 앞으로 경기도가 지역화폐를 어떻게 운영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gginews2.dadamedia.net/news/view.php?idx=58152
  • 기사등록 2019-05-27 13:47:14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지역 신뢰를 다시 세우려면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가 더불어민주당 김민주 부대변인이 장경태 의원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과 관련해 SNS에 남긴 발언이 지역사회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실수로라도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남기며 장 의원을 옹호했는데, 이는 성범죄 의혹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 공정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과 거리가 있다는 ...
  2. 경기도, 특구 지정 준비 ‘반도체특별법 대응 전담조직’ 가동 경기도가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경기도의 역할과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전담조직을 가동했다. 경기도는 2일 경기도청에서 ‘반도체특별법 대응 전담조직(TF)’의 첫 회의를 열고, 반도체특별법 제정 이후 달라질 정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도 차원의 전략과 실행 과제를 논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023년 9월...
  3. 경기도, 2026년 국비 역대 최고 수준 ‘20조 8,923억 원’ 확보 경기도가 지난 2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20조 8,923억 원의 국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9조 1,412억 원보다 1조 7,511억 원(9.1%)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초로 20조 원을 돌파했다.서민․사회적 약자 등을 지원하는 복지분야 예산이 전년 대비 1조 6,170억 원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대표적인...
  4. 경기도, 도시재생 분야 우수 시군 평가 결과 발표!! 경기도는 ‘2025년도 도시재생 우수 시군 평가’를 실시한 결과 우수 시군에 수원시 등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경기도 도시재생 우수 시군 평가는 ▲도시재생 정책추진 분야 ▲도시재생사업 지원 분야 ▲빈집철거 공공활용 분야 ▲소규모 노후주택 집수리 지원 분야 등 도시재생 관련 업무 전 분야에 대해 매년 실시하는 평가다.도시...
  5. [사설]오산지역위원장 차지호 의원의 단호한 메시지… 최근 장경태 의원 관련 사건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민주 부대변인의 성급한 SNS 게시글은 상황에 기름을 부었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기도 전에 공당의 공식 직책을 가진 인사가 최소한의 성인지 감수성 없이 피해자와 당사자를 둘러싼 혼란을 키우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