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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철 경기도의회 부의장 “평택 국제여객터미널 현대화는 인권의 문제”

【시사인경제】“평택항이 3년 연속 자동차 처리 1위를 기록하면서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 메카항으로 자리 잡았다.”지난 17일자 경기도 보도자료의 주된 내용이다. 얼핏 보도자료의 내용만을 보면 마치 평택항이 대한민국 항구를 대표하는 항인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현재의 평택항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항구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경기도를 대표하는 평택항은 지난 10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경기도를 대표하는 항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는 외형적인 숫자에 불과하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경기도의 숫자 부풀리기와는 관계없이 평택항은 여전히 수정법 규제의 아픔 속에 내적 성장을 멈추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 물동량과는 다른 개념의 여객터미널의 경우,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듯, 지난 10년 동안 제자리 성장을 거듭해왔다. 아직 찬바람이 살을 파고드는 2월25일 경기도의회 장호철 부의장(새누리당, 평택)과 평택여객터미널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자 성장을 멈춘 경기도 평택 국제여객터미널의 입구에 도착했다.

아직 오전 이라는 것과 여객터미널의 페리호가 입항하는 날이 아니라는 이유때문인지 여객터미널은 썰렁했다. 여객터미널 관계자조차 없었더라면 아무도 이용을 하지 않는 빈 건물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경기도가 보도자료를 통해 자랑하는 항구의 여객터미널은 전체건물이 샌드위치판넬로 제작되어 있었다. 마치 20세기의 마지막 해, 대한민국 화성에서 발생한 씨랜드화재 참사의 주범은 샌드위치판넬 이었다.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10분 안에 내부 온도가 1,000도까지 상승해 모두 죽고야 만다는 판넬구조의 건물, 여객터미널에 들어서자마자 장호철 부의장은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도의 성장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평택항을 정부와 경기도가 지나치게 푸대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몇 년간 경기도가 내세운 수출입전략의 한 복판에는 황해경제자유구역이 있고, 그 중심에는 평택항이 있었다. 17일자 보도자료에 나오듯, 평택항은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으나 항구의 장단기 발전 계획은 터무니없이 열악하기만 했다.

장호철 의원이 밝힌 내용을 보면 경기도 평택항은 지난 2006년 국제여객터미널 확장을 위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인 정부의 시각이라는 것이 장 의원의 지적이다. 


장 의원의 지적처럼 평택항은 지난 몇 년간 급성장을 했다. 여러 가지 배경이 되는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평택항이 경기도의 유일한 항구이며,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의 절반이 경기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평택항의 발전을 20세기의 잣대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평택항은 지난 3년 동안 자동차 수출입 1위를 기록하는 대 기록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평택항보다 5배나 큰 부산항도 못 깨는 기록이다. 지난 17일 경기평택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평택항에서 처리된 수출입 자동차는 137만8865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 들어서도 자동차 처리량은 증가세에 있다. 지난 1월 자동차 처리량은 12만6084대에 달했다. 전년 동월대비 12.7% 늘었다.
 
1월 처리실적을 차종별로 보면 기아차 6만5583대, 현대차 8439대, 쌍용차 2848대, 수입차 1만4898대 등이다. 특히 수입차 처리량이 전년 동월대비 36.3%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수치는 경기도의 저력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거꾸로 평택항의 현대화와 컨테이너 시설의 확충이 정부의 상상보다 훨씬 더 절실함을 의미한다. 현재의 평택항은 부두증설과 함께 여객터미널의 확장이 급하게 필요한 시설이 됐다.


반면 평택항과 경쟁하고 있는 인천항은 갈수록 자동차수출입물량이 줄어들고, 컨테이너 물동량도 줄어들고 있어 연일 관계자 대책회의까지 열 정도이지만 정부의 항구 확장과 투자는 인천항에 집중되어 있다. 장 의원이 분통을 터뜨릴만한 정부의 오판이 현실에서 경기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평택항의 발전과 함께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는 평택항의 부속 건물인 국제여객터미널의 현실화다. 장 의원과 함께 찾은 평택 국제여객터미널의 현주소는 한 마디로 1970년대의 낡은 건물이다.

정부가 지난 2004년 중국으로부터 입항하는 곡물노선의 입항을 인천에서 평택으로 돌리면서 평택항에는 현재 5개의 페리호가 정기적으로 입항하고 있다. 한 대의 페리가 들어오면 배를 타려는 사람과 내리는 사람들이 좁은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장사진을 이루게 된다. 샌드위치판넬로 만들어진 비좁은 시설에는 간단한 응급실조차도 없다.


대룡 페리—중국 영성

연운항 페리—중국 연운항

교동 페리—중국 위해성

일조 페리—중국 일조

연태 페리—중국연태 (2013년 3월 예정)

정말 이곳이 국제여객터미널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시설밖에 없는 이곳에 시설이라고 있는 것은 화장실 2동과 식당 하나뿐이다. 수원의 버스터미널과 비교해도 한참이 부족한 시설, 2대의 ATM기는 페리가 입항해 사람이 몰리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비명을 질러 대기 일쑤라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설에 있는 2동의 화장실은 줄을 서야만 한다. 또 출입국 사무를 보는 시설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최근 북한의 이상동향으로 인해 출입국 사무를 보는 내부를 들어가기는 어려웠지만 수화물 화물검색기는 볼 수 있었다. 총 6개의 수화물 검색대 중 실제로는 5대가 운영된다고 한다. 페리가 입항하고 난후, 이곳을 통과해 자신의 짐을 찾기까지는 3시간 가까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고서도 여기는 국제여객터미널이라고 한다.


장 의원은 “이것은 인권의 문제다”라고 말한다. 장 의원은 “실제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따이공’이라고 불리는 개인 무역상들이 많다. 한국의 공산품을 중국으로 내다 팔고, 한국으로 들어올 때는 값싼 중국의 농산품을 들여오는 이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샌드위치판넬로 건물을 신축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경기도가 지금이라도 인권적 차원의 문제해결을 위해 신속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부터는 한 대의 페리가 더 추가로 평택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평택국제여객터미널은 더욱 붐빌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행 법률로는 여객터미널을 더 이상 확장할 수 없다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해양청 부지위에 건축된 여객터미널의 확장은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정부는 장기발전계획대로 따라오기만 하라고 할 뿐, 당장 시급한 인권적인 문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평택여객터미널의 관계자는 “우리도 다른 항구의 여객터미널처럼 아주 기초적인 시설인 모유시설과 응급실 정도는 갖추고 싶다. 그것이 소원이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이에 대해 장 부의장은 “사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경제 심장이라고 말만 할 뿐이지, 힘 있는 고위 정치인이 이곳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해결이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지난해 이곳에 10억원 예산을 만드는 것조차 어렵게 할 수 있었다.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자 평택 2함대에 넘쳐나던 52명의 경기도출신 고위정치인들이 이곳에 단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지금처럼 썰렁한 샌드위치판넬로 만들어진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기자여러분과 여기 관계자가 대면하고 이런 심각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한다.

정말 썰렁하기는 했다. 마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 한 여객터미널의 식당은 수용인원이 30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식당이었다. 어디를 보아도 국제라는 단어를 붙이기 어려운 식당이었다. 수원의 애경역사 안에 있는 식당과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허름한 작은 식당이 속한 건물에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평택항 시설의 낙후도 문제지만 시설뿐만 아니라 인원의 부족도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국가기반시설에 근무하는 사람을 선발해야 하는 여건상 아무 인원이나 보충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인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하루 2,000여명이 이용 시설에 세관 25명, 검색 3명, 출입국 관리 7명이다. 특히 출입국관리는 지휘자 1명과 당번 1명을 빼면 5명이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평택여객터미널을 다 살펴본 장 부의장은 “정치인이라는 것은 민의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21세기다. 솔직히 국제라는 이름을 붙은 여객터미널에 기초응급실도 없고, 은행도 없다. 그런데 이용객은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이다. 이쯤이면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경기도 지방정부도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저라도 이 문제만큼은 꼭 해결하고 싶다. 이 문제는 평택경기의 활성화 이전에 상식적인 문제이며, 인권적인 문제다. 꼭 유명 인사들이 평택항을 이용해야만 여객터미널이 현대화 된다고 믿지는 않는다. 누군가 상식이 통한다면 이곳을 둘러보고 분노를 느끼고, 함께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며 동행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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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2-18 1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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