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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경제】뿌리가 같다는 이유로 수원, 화성, 오산이 추진했던 3개 시 통합에 대한 용역보고회가 지난 12일 수원시청 별관 2층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보고회는 공개적으로 하자는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염태영 수원시장이 비공개로 하자는 주장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공개된 용역보고서는 3개 시 통합은 무리가 있으니 상생협력으로 먼 훗날의 통합을 대비하자는 원론적인 보고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몇 가지 주목해 볼만 한 것은 있었다.

첫 번째, 3개시가 통합이 된다 할지라도 광역시로의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보고서 4p에 따르면 현행 특별법의 규정을 보면 행정체제 개편으로 시와 시, 시와 군이 통합되어 인구 100만명이 넘는 경우에도 일반시(기초지자체)로 유지되고, 특별법의 특례규정을 적용받게 된다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하면 지금 즉시 수원, 화성, 오산시의 통합이 성사돼 인구 200만명이 된다 해도 조직형태는 인구 50만명 이상의 기초자치단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합에 따른 폭발적 행정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행 헌법을 뜯어고치기 전에는 어려운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두 번째는 화성시민의 통합반대 목소리가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다. 수원 시민들이 통합에 대해 61.7%의 비율로 찬성하고 있는 것에 반해 화성시는 조사대상 주민의 57.6%가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원시 일각에서 “3개시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화성시 공무원들뿐이다”라는 말을 종종하곤 했으나 실제로는 화성시 주민들이 통합을 더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서로 조사 ,확인됐다는 점이다. 용역보고서 6p에 나와 있는 도표에 따르면 화성시 주민들은 수원시는 물론 오산시와의 통합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수원, 오산 시민들은 가슴으로 이해할 수 없는 화성시민들의 선택이었다. 

세 번째, 수원, 화성, 오산의 지역현황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충격적인 내용이 있다. 수원시의 인구는 갈수록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내용이다. 반면 화성시와 오산시는 향후 10년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수원시의 향후 노인복지를 위한 재정지출부담은 크게 증가하면서도 반대로 세수는 줄어들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도시의 총 고용지수를 나타내는 LQ지수 조사에서 오산시는 제조업분야의 LQ지수가 높게 나타나고, 화성시는 LQ지수 상위 10대 산업분야가 연구개발을 제외하고 모두 제조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원시는 연구개발, 컴퓨터 분야 등을 제외하고 LQ지수 상위 10대 산업분야가 모두 서비스업이고, 수원시는 LQ지수 자체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이다.

이를 풀어 말하면, 시의 면적이 작고 인구가 많은 수원시의 기반고용비율이 화성시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수원, 오산, 화성이 통합하게 되면 수원시의 기반고용비율은 증가하지만, 화성시는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내용이다. 즉 통합을 하게 되면 수원지역의 실업자들은 고용에 대한 기회가 늘어나지만, 화성지역의 실업자들은 고용에 대한 기대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말로 풀이될 수 있다.

네 번째로 주의 깊게 봐야하는 내용은 보고서 40p에 등장하는 문화공간 시설수 이다. 보고서 내용을 읽어보기 전에는 수원, 화성, 오산의 문화시설은 행정수부도시라고 할 수 있는 수원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이는 오해 이었다.

물론 전체 문화기반시설은 수원이 23개의 단위수를 기록해 화성 13개, 오산 8개 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를 인구 1만 명당 문화기반 시설 숫자로 재분석하면 오산시가 수원시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하자면 문화향수에 대한 만족도를 볼 때 오산시가 제일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수도 보급률은 3개시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화성시는 하수관거 보급률이 타 시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향후 하수관거신설에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다섯 번째, 염태영 수원시장이 정치적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프로야구단 10구단 유치확정에 따른 홈구장에 대해 용역보고서는 수원 정치권이 원하지 않는 권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시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진실이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수원은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가 확정되었으며, 수원시와 화성시 모두 돔구장 건설 추진방향이 논의된 바가 있으니, 향후 돔구장 건설을 추진할 경우 수원, 화성, 오산의 중간지점을 선택해 돔구장을 건설하고, 3개시가 공동연고권을 갖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물론 수원시의 입장에서는 거절할 수밖에 없는 보고서 내용이지만, 보고서의 제안대로 돔구장을 건설하게 된다면, 프로야구 제10구단 전용돔구장은 동탄에 건설할 수밖에 없게 된다. 동탄은 화성시에 속해 있지만 수원-화성-오산의 교차점에 있는 대한민국최대의 신도시이기 때문이다.

오산 안민석 국회의원의 제안에 따라 각 시가 5,000만원을 부담해 총 1억5,000만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보고서 자체는 전체적으로 통합은 어려우며, 수원시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는 문구가 많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12일 당일 염태영 수원시장은 용역발표회장에서 일그러진 얼굴로 회의를 진행했다. 단 한 번의 웃음조차 보일 수 없었던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시에서 참석을 종용했던 기자들조차 “모두 나가달라”고 요청하고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보고서들이 외부로 노출됐다.

수원과 화성 그리고 오산은 모두 조선 22대 임금 정조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3개시 모두 현실은 조금씩 다르지만 정조의 효 사상을 따라 효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다르지만 비슷한 3개 시가 언제인가는 통합이 될 것이라는 기대치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점이 이번 용역보고회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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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2-15 1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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