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기도, 펑펑 새는 아파트 관리비 556개 단지서 152억.. 종합대책 추진 - 도·시군 합동 일제점검결과 조사대상 전체서 부실 집행 드러나
  • 기사등록 2016-09-13 09:27:00
기사수정

 【시사인경제】경기도가 관리비 부실이 의심되는 도내 556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일제점검을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단지 전체에서 2년 동안 관리비 152억 원이 부적정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556개 단지에 거주하는 입주민은 모두 234,342세대. 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세대 당 1년 동안 약 3만 원(152억÷234,342÷2)의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규모여서 입주민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2일 오전, 이런 내용이 담긴 공동주택 관리실태 일제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관행처럼 계속 돼온 공동주택 관리비리, 이제는 뿌리 뽑아야 한다. 경기도가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 빅데이터 분석 통해 의심 단지 선정

 

556개 단지는 경기도가 아파트 관리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516개 단지와 2015년 아파트 회계감사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은 36개 단지, 올 상반기 동안 주민감사 신청이 들어온 4개 단지다. 도는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이들 556개 단지를 대상으로 도와 시·군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앞서 도는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공개된 경기도내 3,117개 의무관리대상(150세대 이상, 승강기 설치 또는 중앙집중난방방식의 공동주택) 아파트 단지의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관리비 내역을 분석했다.

 

도는 이들 관리비내역 가운데 주민생활과 밀접한 장기수선충당금, 인건비, 수선유지비, 전기, 수도, 난방비 등 6개 항목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고, 이중 관리비가 높은 상위 17%에 해당하는 516개 단지를 관리비 부실 의심단지로 꼽았다.

 

□ 관리주체 업무태만, 잘못된 비용 처리 등이 주요 원인

 

점검결과를 살펴보면 ▲관리사무소의 업무 태만이나 부정으로 52억 원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잘못된 비용처리나 예산 집행으로 100억 원의 관리비가 부적정하게 사용됐다.

 

도는 이들 결과를 관리사무소의 ▲업무 태만 ▲부정 ▲잘못된 비용처리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잘못된 비용처리 등 모두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먼저 관리사무소의 업무 태만은 청소나 경비 등 용역업체 감독을 소홀히 해 용역업체가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방치한 사례다.

 

○○시 ○○아파트의 청소와 경비를 맡은 A업체는 청소와 경비인력 12명을 채용하면서 60세 이상 고령자를 1년 미만으로 고용하는 수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긴 사례다.

 

고용된 사람들은 퇴직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이지만 A업체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관련 비용을 모두 청구해 받았다. A업체는 또, 아파트와 계약된 경비원 급여보다 적은 급여를 지급하는 형태의 부당이익도 취했다.

 

경기도는 이런 수법으로 A업체가 이 단지에서만 2014년 1년 동안 총 1,117만 원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소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이런 사례는 357개 단지에서 21억 원이 발생했다.

 

두 번째는 관리사무소 직원의 인건비 등을 부당하게 지급한 경우다. 176개 단지는 휴가를 다 쓴 직원에게 연차수당 4억 42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으며, 476개 단지는 소방협회비, 주택관리사협회비 등 직원 개인이 납부해야 하는 협회비 1억 8,600만 원을 관리비로 지급해 적발됐다. 이런 사례는 544개 단지에 모두 31억 원에 이른다.

 

세 번째, 관리사무소의 잘못된 비용처리는 아파트 보수를 위해 적립한 장기수선충당금이 있는데도, 아파트 공사비로 다른 예산을 사용한 경우다. ○○시 ○○아파트는 수도요금을 세대 당 월평균 5천 원씩 과다 부과해 조성한 2천 5백만 원을 수도배관 교체공사비로 사용해 적발됐다.

 

이 아파트 외에도 일부 아파트는 재활용품 판매나 광고 수익 등 잡수입을 공사비로 사용하는 등 모두 445개 단지에서 96억 원의 예산 전용사례가 발견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파트 보수공사비용은 매달 관리비 내역에 장기수선충당금이란 명목으로 별도 징수를 하고 있다”면서 “장기수선충담금이 있는데도 이처럼 다른 예산으로 공사비를 마련한 것은 장기수선충당금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증거”라고 말했다.

 

도는 이런 사례가 세입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세입자가 이사할 때 정산을 통해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지만, 사용료나 잡수입은 정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공사비로 사용하면 그만큼 세입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네 번째, 입주자대표회의의 부적정한 비용처리는 245개 단지 4억 원으로 운영비 예산안을 수립하지 않거나, 예산 범위를 초과해 비용을 사용한 경우다.

 

□ 1천만 원 이상 부당 이익 취한 5개 단지는 수사 의뢰

 

경기도는 관리사무소의 업무 태만이나 부정으로 발생한 52억 원에 대해 해당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 자체 조치하도록 할 계획이다.

 

도는 이 가운데 1천만 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제공한 5개 단지는 시장.군수가 고의성을 확인한 후 수사의뢰하도록 했다. 또, 500만 원 이상의 부당지출이 발생한 28개 단지는 입주자대표가 부당이익을 취한 해당 용역업체로부터 2억여 원을 환수하도록 조치했다.

 

이밖에도 556개 단지 전체에 이번 점검결과를 통보하고,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행정지도 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잡수입 등 96억 원을 장기수선공사비로 전용한 사례는 2013~2014년 당시 관련 규정이 없어 처분이 어렵다.”라며 “올해 1월 관련 법규가 시행돼 앞으로는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는 점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도는 자료제출, 누락 등을 통해 점검을 회피한 41개 단지를 대상으로 11월말까지 도가 직접 정밀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 상시점검체계 강화, 사전 계약 컨설팅서비스도 도입

 

남경필 지사는 이날 아파트 관리비 절감 및 비리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으로 아파트 관리비 상시 점검체계 구축 등 4개 방안을 제시했다.

 

도는 먼저 아파트 관리비 점검체계 강화를 위해 빅데이터를 이용한 관리비 점검을 상시화하고, 분석항목도 6개에서 관리비 전체항목인 47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수원과 용인, 성남, 안양시에만 설치돼 있는 아파트관리비 조사전담팀을 모든 시군이 설치해 자체점검 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공동주택 관리 감독은 시군 관할이다.

 

도는 시군에서 감사를 요청할 경우 합동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주민에 의한 자체점검과 관할시군의 상시점검이 관리비 절감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입주민이 알기 어려운 용역업체 선정, 공사 계약 부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입찰과 계약의 적정성 등을 자문해 주는 ‘컨설팅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도는 주택관리업자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등을 대상으로 ‘경기도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 교육을 실시하고, 관리비 절감을 위한 홍보물 등을 만들어 도내 아파트에 배포하기로 했다.

 

아울러 관련규정이 없어 처벌하지 못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의 예산 집행에 대한 처벌규정 마련과, 청소.경비용역의 4대 보험료, 인건비 정산에 대한 법령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남 지사는 이날 “경기도가 투명한 관리비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라며 “아파트 주민의 관심과 시장·군수의 지속적인 감시, 정부의 제도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gginews2.dadamedia.net/news/view.php?idx=10575
  • 기사등록 2016-09-13 09:27:00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경기도, 올 한해 25명에게 공익제보 포상금 9,977만 원 지급 경기도 감사위원회는 2025년 한 해 동안 ‘경기도 공익제보 핫라인’ 등을 통해 신고한 공익제보자 25명에 총 9,977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고 16일 밝혔다.경기도 공익제보지원위원회는 올해 4차례에 걸쳐 공익제보자 포상 등을 심의했다. 지난 15일 열린 2025년 제4차 공익제보지원위원회에서는 건강·환경·안전·부패 등..
  2. 김정수 민주평평화통일자문회의 오산시협의회 고문,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오산시협의회 김정수 고문이 평화통일 기반 조성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국민훈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국가 발전에 공적을 세운 이에게 수여되는 영예로운 상으로, 지방자치 영역에서 꾸준한 봉사 활동을 실천해 온 인물이 수상한 데 큰 의미가 있다.김.
  3. 경기도, 고액 체납자 은닉재산 추적 ‘지방세 체납액 18억 원’ 징수 경기도가 고액체납자 징수 및 탈루세원 제로화 100일 총력징수작전에 따른 은닉재산 추적 중심의 징수 활동을 통해 약 18억 원의 지방세 체납액을 징수했다.먼저 경기도는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약 10개월간 주요 금융기관 12곳의 수표 발행 정보와 미회수 수표 정보를 정밀 분석해,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는 지방세 고액 체납자를 집중 조사...
  4. 뿌리 깊은 20년, 더 큰 가치를 향한 변화의 시작 지난 15일, 컨벤션 더 힐에서 한국카네기 CEO클럽 화성오산 총동문회 제19대·20대 총동문회장 이·취임식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약 200여 명의 동문과 내빈이 함께한 가운데, 화성오산 카네기가 걸어온 20년의 역사와 앞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함께 다짐하는 의미 깊은 자리로 마련됐다.이번 이·취임식의 하이라이트는 ...
  5. <오산천의 오늘과 내일> 토론회서 시 집행부 정면 비판 오산시의 생태적 허파이자 시민의 쉼터인 오산천이 무분별한 인위적 개발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공개 석상에서 쏟아졌다. 지난 18일 오후 2시, 오산시의회 전예슬 의원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는 시민 50여 명이 참석해, 현 오산시가 추진 중인 오산천 정비 사업을 강도 높게 성토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산천 개발의 문제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