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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산시 행정, 더 이상 변명으로 버틸 수 없다 운암뜰 난맥·예산 낭비·안전 공백… 시민 신뢰 회복이 관건 홍충선 기자 2025-12-20 13:25:18

오산시 행정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명분을 잃은 사업, 책임을 회피한 조직, 시민을 외면한 안전 대응 세 가지가 동시에 무너지고 있다. 

 7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성길용 오산시의회 부의장

지난 19일 제298회 정례회에서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원의 7분 간의 자유발언은 감정적 발언이 아니라 행정 실패를 더 이상 감출 수 없다는 증거다. 문제는 단순하다. 오산시는 지금 무엇을 위해 예산을 쓰고, 누구를 위해 행정을 운영하고 있는가?


오산도시공사의 설립 목적은 분명했다. 공공이 주도해 운암뜰 지분 50.1%를 확보하고 개발의 공공성을 지키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명확하다. ▲지분 확보 실패, ▲민간사업자 포기, ▲도시공사의 동력 상실. 공공기관이 ‘핵사업’을 잃었다면, 존재 이유도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누구도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행정은 성과도 없고 책임도 없다면 시민의 부담을 키우는 비용 덩어리일 뿐이다. 이 상태라면 도시공사의 기능 축소 아니, 시설관리공단으로 환원까지 논의하는 것이 정직한 행정이다.

 

2026년 도시공사 예산에 포함된 종합운동장 타당성 용역비 2억 2천만 원은 혈세 낭비의 전형이다. 250억 원을 투입해 경기도체전용 개·보수가 끝나기도 전에 “철거하고 랜드마크를 짓겠다”? 이것이 행정인가, 아니면 실험인가.

 

거기에 운암뜰 개발 명목으로 투입한 100억 원 출자금을 랜드마크 용역으로 돌리는 발상은 직무 윤리를 상실한 판단이다. 도시는 허세로 성장하지 않는다. 데이터, 지속성, 재정 책임이 도시 경쟁력의 기본값이다. 오산시가 이것을 잊었다면, 행정을 맡을 자격이 없다.

 

6개월째 “조사 중”이라는 말로 사고 현장을 방치하는 행정도 문제를 넘어 무능이다. 사람은 다니고, 차량은 막히고, 상권은 피해를 입는데 행정은 ‘현장 보존’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있다.

 

하지만 시민이 원하는 건 보존이 아니라 안전 보장, 신속 조치, 피해 최소화다. 가장 중요한 절차는 상시 감시체계, 전문 안전 점검, 제도화된 거버넌스다. 행정이 이 정도 상식을 외면한다면, 시민은 과연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성길용 의원의 지적은 공격이 아니라 정상 국가 운영의 최소 조건이다. ▲공공기관 명분이 사라졌다면 원인을 공개하라. ▲예산 낭비가 발생한다면 사업을 멈춰라. ▲재난 위험이 드러났다면 즉시 대응하라. 이 세 가지는 ‘야당의 목소리’가 아니라 시민의 당연한 요구다.

 

오산시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슬로건을 앞세운 홍보 행정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재정과 안전, 책임을 기준으로 정책을 다시 세울 것인지. 시민은 변명을 기다리지 않는다. 사업의 실패와 안전의 공백이 반복될수록 신뢰는 더 빠르게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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